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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이유식 거부 할 때 잘 먹일 수 있는 방법들

푸루낭 2025. 2. 26.

9개월이 된 하날이는 며칠 전부터 이유식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유식 시간마다 안 먹겠다고 울음바다가 돼버렸다.

 

내가 열심히 만든 음식을 아기가 먹지 않아 결국 다 버려야 할 때는 참 마음이 좋지 않고 힘이 빠졌다.
매 식단 아기의 영양을 생각해서 식단을 짜고 유기농 재료들로 정성껏 만든 이유식인데...

 

그래서 아기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최대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봤다. 아기가 10개월이 다 돼가는 지금 다시 잘 먹고 있다.

 

아기가 이유식을 다시 잘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시도한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아기가 직접 먹을 수 있도록 해주기

아기의 이유식 거부의 이유 중 하나가 아기가 직접 먹고 싶을 때이다.

 

아기가 직접 음식을 손으로 쥐고 먹을 수 있게 해줄때 아기가 잘 먹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아기에게 숟가락으로 직접 먹을 수 있게 해 주거나 핑거푸드로 아기에게 주면 잘 먹는 것 같다. 물론 많이 흘리지만 적어도 음식을 거부하지는 않는다.

 

하날이도 직접 먹고 싶어 하는 것 같길래 핑거푸드로만 식단을 구성해서 줬더니 며칠은 잘 먹는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핑거푸드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핑거푸드가 좋긴 하지만 아기가 너무 많이 흘려서 배는 거의 분유로 채운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죽을 어느 정도 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죽을 먹지 않는 게 문제이다. 

이유식 입자감 낮추기

이유식_거부
이유식

 

이유식을 하면서 입자감을 계속 높여가야한다. 결국 이유식은 어른의 밥을 먹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으니까. 입자감을 천천히 높여서 완료기에는 거의 성인 음식과 비슷한 입자감을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런데 입자감이 너무 크거나 이유식이 너무 딱딱할 때 아기가 이유식을 거부 할 수 있다. 그래서 아기가 이유식을 거부한다면 입자감을 낮춰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물론 큰 입자감도 잘 먹을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하지만 이유식 거부를 어느정도 해결하는 것이 당장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기가 이유식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정도 사라지고 나중에 다시 입자감을 천천히 높여서 잘 씹어 먹는 연습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하날이도 입자감 있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아기가 먹을 때 앞에서 씹는 훈련을 같이 해주면 음식을 무작정 뱉기보다는 씹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기와 음식 같이 먹기

성인들도 음식을 혼자 먹을 때보다 누군가와 같이 먹을 때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진다. 아기도 누군가와 같이 음식을 먹을 때 밥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걸까?

엄마 아빠가 옆에서 밥을 같이 먹으면 더 잘 먹고 행복한 표정이다. 하긴 아기도 결국 사람이니까. 

 

하날이가 누군가와 음식을 같이 먹을 때 더 잘 먹는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계속 같이 식사를 하고 있다. 엄마는 아기 한 입 먹여주고, 아빠는 엄마 한 입 먹여주고, 아빠도 한 입 먹고~
이렇게 아빠가 엄마를 먹여주는 모습을 보면 하날이도 엄마가 주는 음식을 잘 받아먹는다.

 

그리고 '냠냠냠' 소리를 내주며 같이 씹어주면 하날이도 턱을 움직여 씹는다.

요즘은 먹으면서 '냠냠냠' 소리도 같이 내는 중이다..ㅎ

 

아기와 음식을 같이 먹을 때는 되도록이면 엄마, 아빠도 숟가락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저번에 피자를 먹으면서 이유식을 먹이려고 했었다.
그런데 엄마, 아빠가 손으로 피자를 먹는 모습을 본 하날이는 자기도 피자 달라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결국 그날 아무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다.

직접 만들어 먹였다면 시판 이유식으로 바꿔보기

하날이가 이유식을 너무 안 먹어서 맘카페에 비슷한 경험을 가진 엄마들의 이야기를 찾아봤다. 그중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고 있다면 시판으로 바꿔 먹이면 아기가 잘 먹는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베베쿡에서 나온 냉동 이유식을 주문해 봤다. 받아서 하날이에게 먹여보니 진짜 맛있어하는 표정을 짓고 계속 입을 벌리면서 받아먹었다.

 

내가 만든 음식 먹여줄 때 이런 표정을 본 적이 없는데... 뭔가 서운하면서도 하날이가 잘 먹어주니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이유식을 끝까지 만들어 먹이고 싶었다. 아기에게 늘 최선을 다하고 싶었기에.
하지만 아기가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내 체력도 점점 바닥나고 있고, 아기도 시판 이유식을 더 잘 먹으니 시판을 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아기가 좋아하는 음식과 같이 섞어주기

시판 이유식이 아닌 내가 만든 이유식을 다시 먹였더니 또 안 먹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만든 이유식을 먹일 때는 하날이가 좋아하는 땅콩버터를 밥에 조금 넣어서 같이 먹인다.

 

땅콩버터를 매일 줄 수 없으니까 가끔 김도 추가해서 먹이면 시판 이유식을 먹는 것처럼 잘 먹긴 한다. 하지만 매끼마다 땅콩버터나 김과 함께 먹일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3시간 공복 후 이유식 먹이기

다른 방법들보다 아기가 적당히 배고플 때 이유식을 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내 경험상 아기가 너무 배고파도 이유식을 먹지 않고 배가 고프지 않을 때도 이유식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적당히 배고픈 게 중요한데 배부르게 수유한 후 3시간 정도가 딱 적당한 것 같다. 이렇게 배가 고플 때는 내가 만든 이유식을 많이 먹지 않아도 어느 정도 먹기는 한다. 

 

어느 정도 배부르면 뱉어버리는 게 여전히 문제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먹이려고 하면 아기도 힘들고 나는 더 힘들고.. 안 먹는다고 너무 스트레스받기보다는 그만 먹고 싶은가 보다 하고 그만 먹이는 게 서로를 위해서 좋은 것 같다.

 

아직은 분유로 영양보충을 더 많이 할 때니까. 너무 걱정하기보다 '당분간은 분유로 배를 채우면 되지' 생각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이로운 것 같다.

 


부모로서 아기에게 늘 좋은 것만 주고 싶고, 최선을 다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아요. 하지만 부모가 늘 잘하고 싶은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놓으면 육아가 조금 더 수월해지기도 합니다.

 

아기가 언제나 잘 먹으면 정말 좋겠지만 아기가 잘 안 먹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부모가 조금 덜 스트레스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기가 잘 안 먹을 때마다 매번 속상한 마음과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겠지만 이 시기 또한 지나갈 것이라 믿고
오늘도 행복한 육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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