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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수면교육 할 때 아기의 정서가 걱정된다면?

푸루낭 2024. 10. 24.

수면교육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보통 아기의 정서적인 문제를 가장 걱정합니다. 저도 짧은 기간 수면교육을 해봤는데 아기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고 힘들어하는 것 같아 포기했어요. 정확히는 수면교육을 안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장 내가 편한 것보다 아기가 지금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개월 정도 아기를 키워 보니 수면교육이 꼭 필요한 거였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아기에게 정서적인 문제가 생길까 봐 수면교육을 반대하는데, 저는 오히려 아기의 안정된 정서와 부모와의 좋은 애착관계 형성을 위해 수면교육을 꼭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수면교육을 안 했더니 아기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고 악순환의 반복

5개월이 된 저희 아기는 낮잠 재우는 것도 힘들고, 밤에도 잠들면 평균적으로 3-4번은 깨요. 물론 쪽쪽이를 물리면 바로 다시 자지만 저는 아기에게 쪽쪽이를 물려주느랴 새벽에 3-4번은 깹니다. 이렇게 제가 잠을 못 자면 다음 날 아기에게 진심으로 웃어줄 수가 없더라고요. 아기도 잠을 못 자서 계속 짜증을 내고, 엄마인 저도 피곤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기의 짜증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아기가 정말 잠을 안 자서 제가 힘든 날은 아기에게 저도 모르게 계속 한숨을 쉬고 있고, 아기 앞에서 인상 쓰는 모습을 자꾸 보여주게 되더라고요. 그런 저의 모습을 아기가 보고 무서웠는지, 일주일 동안 저랑 눈도 잘 안 마주치고 저를 보고 웃어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 때 '오히려 수면교육을 안 했기 때문에 저와 아기의 애착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의 문제는 남편도 같이 잠이 계속 부족해지면서 힘들어하고 저도 힘드니 집안 분위기가 축축 쳐지더라고요. 아기가 이렇게 축축 쳐지는 집안 분위기에서 계속 지내는게 아기 정서에 분명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수면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운 아기가 나중에 자기 조절능력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니 수면교육을 안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 

수면교육 할 때 아기의 울음을 기다려 줘야 하는 이유

수면교육을 하면 보통 아기가 많이 울게 됩니다. 아기가 울 때 부모가 바로 개입을 해서 아기를 달래 줄지, 혹은 아기 스스로 진정할 수 있도록 아기에게 시간을 줄 지는 부모가 선택하기 나름입니다. 하지만 아기가 정말 졸려서 우는 것이 확실하다면 아기가 스스로 잠들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아기가 우는 것은 부모를 찾는 울음이 아니라 자고 싶은데 잠 오는 느낌이 불편해서 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기가 스스로 잠들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기가 울고 있는데 부모가 아기를 달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은 정말 힘들어요. 아기의 울음소리가 커질 수록 아기가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것은 아닐지, 아기가 너무 힘들어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저는 원래 아기의 울음을 듣는게 참 힘들어서 아기가 울면 바로 안아줬었는데요, 그런데 제가 안아줘도 계속 울더라고요. 오히려 더 크게 울면서 아기가 잠에서 깨는 느낌이 있어서 무조건 안아서 좋은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정말 졸려서 울 때 기다려 줬더니 뒤척뒤척거리면서 스스로 잠들더라고요. 아기는 스스로 잠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제가 그동안 그 기회를 주지 않았던 거였습니다.

물론 아기가 울 때 그대로 방치 하지 않았고 적절하게 개입해서 달래주고 다시 잠들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수면교육을 했습니다. 이렇게 며칠 반복하니 아기 스스로 잠드는 날이 많아졌고, 새벽에 잠에서 깨더라도 스스로 다시 자더라고요. 신기한 것은 뒤집기를 한 상태에서 되짚지 못해 울었었는데, 스스로 다시 잠들 때까지 기다려 주니 이제는 뒤집기 한 상태에서 고개를 돌리고 엎드려서 잠듭니다. 덕분에 저와 남편도 수면의 질이 좋아졌고 그러다 보니 낮에 아기에게 더욱 밝게 다가갈 수 있게 됐습니다. 부모가 잘 웃고 밝으니 아기도 더 잘 웃고 행복해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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